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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연극

뮤지컬 이매지너리 리뷰 – 기억 속 진실을 추적하는 감성 SF 서스펜스

by 뮤소콩 2025. 7. 4.

뮤지컬 《이매지너리》는 기억을 조작하는 미래 기술을 중심으로 인간의 정체성과 감정, 관계의 본질을 섬세하게 조망하는 창작 SF 서스펜스 작품이다. 2025년 4월 15일부터 7월 6일까지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드림 3관에서 공연되며, 정교한 서사와 감정 중심의 음악, 몰입도 높은 무대 연출로 호평을 받고 있다.

작품 개요

  • 공연 기간: 2025년 4월 15일 ~ 7월 6일
  • 공연 장소: 대학로 드림아트센터 드림 3관
  • 러닝타임: 95분 (인터미션 없음)
  • 관람 등급: 만 7세 이상
  • 제작사: ㈜이비컴퍼니
  • 연출/창작: 연출 오준혁, 극본 김정민, 작곡·음악감독 성찬경

이 작품은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및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창작지원작 등 다수의 지원 사업을 통해 검증된 완성도를 자랑하며, 단단한 극구성과 예술적 메시지를 바탕으로 관객과 평단의 관심을 끌고 있다.

줄거리 요약

기억 삭제 기술 ‘이매지너리’의 개발자 준 베이커는 고통을 지운다는 명목으로 인간의 기억을 조작하는 프로그램을 완성한다. 어느 날 10년간 연락을 끊고 지낸 동생 카이가 나타나, 자신의 기억 일부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며 사건이 시작된다.

형제는 기억 속 공간으로 진입하고, 그 안에서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존재 ‘리아’를 만나게 된다. 리아의 존재를 통해 형제는 과거의 트라우마, 억압된 감정, 그리고 서로에 대한 오해와 상처를 직면하게 된다. 기억 속에서 시작된 이 여정은 점차 현실과 경계를 허물며, 정체성의 본질을 묻는 심리적 추적극으로 전개된다.

캐릭터 및 배우

  • 준 베이커: 강찬, 임준혁, 윤승우, 조훈
  • 카이 베이커: 동현, 황민수, 이휘종
  • 리아: 방진의, 이수빈, 김주안

교차 캐스팅을 통해 각 회차마다 다른 감정의 결을 보여주며, 캐릭터에 대한 다면적 해석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작품이다. 리아는 인간의 기억이 만들어낸 환상적 존재이자, 진실의 거울로 기능하며 작품의 철학적 핵심을 이끈다.

작품의 특징과 미학적 성취

  1. 공상과학과 인간 드라마의 조화
    기술적 상상력에만 의존하지 않고, 인간의 정체성과 가족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루며 관객의 정서적 공감을 이끈다.
  2. 몰입감 높은 음악과 연출
    SF 서사에 맞춰 설계된 신스 기반의 넘버들과, 심리적 전환점을 포착하는 감성적 선율이 효과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무대 연출은 기억 속 세계를 시각화하며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절묘하게 오간다.
  3. 심리극적 구성
    주인공들의 내면 심리를 시청각적으로 구현하며, 극 중 캐릭터의 변화가 구조적으로 반영된다. 특히 ‘삭제된 기억’이라는 설정은 죄책감, 자기 기만, 정체성의 붕괴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관람 포인트

  • 무대 구성: 미니멀하지만 디지털 감각이 살아있는 무대 디자인으로 기억의 구조를 상징화
  • 연출 방식: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장면 전환이 인상적
  • 배우 해석: 회차마다 다른 감정선을 경험할 수 있어 재관람 가치가 높음
  • 음악: 대사와 넘버가 감정의 전환을 촘촘히 이어주며 몰입도를 극대화

이런 관객에게 추천합니다

  • 감정적 서사를 중심으로 한 SF 장르를 선호하는 관객
  • 트라우마, 기억, 정체성 등 심리적 주제에 관심 있는 분
  • 창작 뮤지컬의 신선한 시도를 경험하고 싶은 뮤지컬 팬
  • 캐릭터 해석의 다양성을 즐기는 재관람형 관객

마무리하며

《이매지너리》는 단순한 SF 스릴러가 아니다. 기억을 삭제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과,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을 마주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감성 서스펜스이자 심리극이다. 테크놀로지와 감정이 공존하는 이 무대는, 관객에게 자아와 감정의 본질을 되묻게 하는 강렬한 질문을 던진다.

한정 기간 동안 대학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이 창작 뮤지컬은, 한국 공연계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신호탄이다. 뻔한 서사에서 벗어난 새로운 경험을 원한다면, 이매지너리는 반드시 관람해 볼 만한 작품이다.